오바마도 여기 가면 조연…미국 움직이는 '신의 조직' [LA중앙일보] 유대계 로비단체 AIPAC 총회 가보니 미 의원 535명 중 400명 참석 |
기사입력: 03.05.12 18: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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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열린 AIPAC 연례총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AIPAC 회장이자 음반사업가인 리 로젠버그의 어깨를 감싸고 있다. |
흑백화면 속에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이 말했다.
"지도자는 돈으로 평화를 사든지 아니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으로 맞설지를 선택해야 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어린아이들이 지금과 다른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온 힘을 바치겠다."
이스라엘과 무관한 사람조차 가슴이 뭉클할 만큼 잘 연출된 화면들이 대회장 안 8개의 대형 스크린을 채웠다. 그리고 90세의 노 지도자인 페레스 대통령이 등장했다. 1만30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쳤다. 일부 여성들은 눈물까지 흘렸다.
페레스는 외쳤다. "우리는 60년간 6개의 전쟁을 치렀다. (아랍)그들은 우리를 패배시키지 못했다. 이란은 '이블(악마)'이다. 나는 50년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왔다. 공화당도 민주당도 있었으나 늘 우리의 친구였다. 미스터 프레지던트(대통령)! 우리에 대한 도움을 잊지 않겠다."
4일 오전 11시 워싱턴 한복판의 컨벤션센터 3층 대회의장. 미국 정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유대계 미국인의 로비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개막행사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친이스라엘 성향 언론인.정치인의 현장 토론회 중간중간 이스라엘과 미국의 깊은 인연을 스크린으로 소개하는 '나의 미국 이야기'와 '나의 이스라엘 이야기' 다큐멘터리 등.
페레스에 뒤이어 등장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중요한 조연일 수밖에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페레스의 요구대로 이란 핵 문제에 대해 "필요하다면 무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이스라엘을 향한 미국의 지원은 초당파적"이라고 하자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시작된 AIPAC 연례행사는 6일까지 2박3일간 열린다. 이 기간 중 등장하는 연사만도 페레스.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 등 미 정.관계의 거물들이 망라된다. 개막 행사에는 535명의 미 상.하원의원 중 400여 명이 참석했다.
1947년 만들어진 이래 포춘지 선정 최강 로비단체 5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는 AIPAC의 힘은 단체의 성격에서 나온다. AIPAC은 표를 가진 미국 시민권자들이 모인 단체다. 그 배경은 미국 인구의 2.5%인 650만 명에 달하는 유대계 미국인이다.
AIPAC 연례행사에 아시아계론 유일하게 11년간 참가해온 김동석 미주 유권자센터 상임이사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풀뿌리 시민 로비단체로 신의 조직이라 불린다"라고 말했다. AIPAC 연례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인 6일의 의회 방문이다. 1만3000명이 지역별로 조를 짜 해당 지역 상.하원 의원들을 찾아간다. 이스라엘과 관련된 법안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의원들 입장에선 거부할 수 없는 압박이다.
박승희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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